나는 정치나 경제, 사회에 대한 분야는 담을 쌓고 사는 수준의 인간이었다. 다만 경제적인 자유를 얻기위해 개인 사업부터 시작하여 내 사업을 시작해보고자 하는 자그마한 목표가 생긴 뒤로는 모든 분야들이 관련이 되어있구나, 어떠한 정보도 괄시할 것은 없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비록 내가 전문적인 분석이나 향후 전망, 비전 등을 완벽하게 정리할 수는 없겠지만 공부차원에서 하루에 1~2개 씩이라도 글을 적어보려고 한다.
삼성전자, LED 사업부 철수
삼성전자가 최근 평택 캠퍼스 공장 등의 건설, 장비 발주를 전면 중단한였고 기업의 비핵심 분야인 LED 사업에서 철수를 하기로 했다.업계에서는 전영헌 삼성전자 DS 부문장(부회장)이 올해 3분기 실적 쇼크를 계기로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는 DS 부문의 비핵심 분야를 정리하고 기존 LED 사업팀 인력을 전력 반도체와 마이크로 LED 사업 등 반도체 위주로 잡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LED 조명라인을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철수할 계획
물론 모든 LED 제품을 철수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명기기용 광원에 대한 사업 철수는 확실한 것 같다. 업계에 따르면 DS부문은 기흥 사업장에서 LED 조명라인을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철수할 계획을 내고 세부 실행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2009년에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50%씩 투자하여 삼성 LED를 세웠으나 매출 정체와 수익 악화가 이어져 2012년 삼성전자가 흡수합병하였다. 합병 직전이었던 2011년 11월 동반성장위원회가 LED 조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하여 삼성전자의 LED사업은 국내 시장에서 배제되었으며 해외시장 역시 오스람, 필립스와 같은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큰 성과를 얻지 못하였고 중국에 저가 제품에도 밀리는 처지가 되었다.
국내 LED 업계의 몰락
2011년 11월, 동반성장위원회는 LED 조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하였다. 동반위는 대기업은 칩, 패키징 등 광원 부분과 대량 생산 가능한 제품(벌브형 LED, MR, PAR 3개 품목)에만 주력하고 중소기업은 소량 다품종 단순조립 제품(직관형 LED, 가로등, 보안등, 공장투광등, 면광원, 스탠드 및 경관조명장치 등)에 주력토록 했다. 정운찬 당시 동반성장위원장은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시기에 중소기업이 3년동안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숨통이 트이는 기회가 될 것 이라고 밝혔으나 실상은 많이 달랐다. 기존 삼성에 납품하던 중소기업의 발주가 끊기는 것 뿐 아니라 저가입찰이 원칙인 공공조달 시장에서 가격경쟁이 어려워졌다. LG와 삼성과같은 대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GE, 오스람, 필립스와 같은 기업들과 비교하면 신생 브랜드에 불과하였지만 이러한 결정으로 조명시장의 60% 이상을 해외 업체들에게 잠식당해버렸고, 2015년 LED의 중소기업적합업종을 해제하였으나 이미 늦어버렸다.
LED 조명업계의 비상
나도 취업한 이후 LED 업계의 생태계를 알게 되었지만, 가로등, 터널등 과 같이 국내 조달 시장에 들어가는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제품들이 서울반도체와 삼성전자의 LED 패키지를 사용하여 모듈을 만든다.
물론 삼성 LED 패키지 대신 서울반도체 제품을 사용하면 될 일이다. 다만 LED 업계는 각종 인증 제도에 적합한 제품을 생산해야하기 때문에 부품변경이 발생한다면 시험을 다시해야한다. 이직 후 내가 맡아서 한 것들만 해도 전자파 시험 인증, 고효율 시험 인증, 녹색 인증, KS 인증 등 수 없이 많이 진행했다. 특히 고효율과 전자파 같은 제품들은 제품 모델 별 시험을 진행해야하니 제품별, 출력벽 인증을 다시한다라고 하면 천만 ~ 억대 가격이 우습게 들어갈 수 있다.
2020년 LG 이노텍 LED 사업 철수 당시에도 LG LED 패키지를 사용하는 중소 업체들이 많은 피해를 봤고 이로 인해 직원과 공급업체에 많은 돈을 보상했었다고 한다. 우리 회사 발주처 이사님 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G 이노텍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제품을 일시 단종 시키는 것이 아닌 점차 입고시기를 지연시켜 자연적으로 타 제품으로 갈아타게끔 만드려고 하고 있다고 한다.
LED 조명기기의 미래
내가 다니고 있는 업계이기 때문에 시장 전망에 대해서 좋게 말하고 싶지만 결론만 말하면 암울하다. 중국의 저가 제품 공세, 이미 시장에 진입되어있는 필립스, 오스람같은 거대 기업들, 우리가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이 든다.
또한 현재 국내 LED 조명시장의 구조가 중견기업의 벌크 제품을 소규모의 중소기업에서 떼와 조달, 나라장터에 등록하는 실정이다. 서로의 기술력을 내세워 기능과 단가로 경쟁하는 것이 아닌, 까보면 그놈이 그놈이다. 앞으로 해당 조명기기들에 대한 기술은 이대로면 더 이상 발전할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된다.
실제로 현재 대부분의 조명기기 업체들이 뭐 방열판을 개선했네, 방열 촉진제를 개선했네, 기술적 우위에 있네 하면서 녹색인증, 고효율 인증 등을 앞다퉈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조명기기의 발전 = LED 패키지의 발전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광원을 만드는 업체가 아니면 기술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제품 떼와서 나사 조립만 하고 되파는 수준이니까..
결론
이제 LED 조명시장은 끝인 것 같다. 정확히 말하자면 LED를 단순 조립하는 제품 시장이다. 앞으로 몇십년 이후 스마트 조명, 각종 기능이 있는 IoT 시설, 전력소모를 위한 자동 제어 기능 및 인공지능 시스템과 같이 부가적인 기능이 있는 제품들만 살아 남을 것 같다.
거기에 PCB, 알루미늄 제품 시장 또한 단가경쟁력에서 밀려 대부분 업체가 사장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든 이직할 준비를 마음속에 품고 살아야겠다...